시몬 베드로가 이것을 보고 에수의 무릎 앞에 엎드려서 말하였다. “주님, 나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나는 죄인입니다.”
신심이 바다처럼 깊고 하늘처럼 높은 수도자가 있었습니다. 특히 그의 기도는 아주 은혜롭고 거룩했습니다. 그가 기도하면 지저귀던 새들도 잠시 멈추고 귀를 기울였답니다. 바람 선선한 어느 날 아침, 그는 기도실에 들어가 언제나처럼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주님!” 그 목소리가 얼마나 간절했는지 주님께서 친히 대답해주셨습니다. “오냐!” 어떻게 되었을까요? 깜짝 놀란 수도자는 그만 심장마비로 숨을 거두었답니다. 너무 지나친 유머일까요? 그런데 우리가 기다리는 주님이 정말 우리 곁에 오신다면 어떨까요? 우리의 심장은 무사할까요? 시몬이 호숫가에서 그물을 씻고 있습니다. 그는 밤새도록 고기를 잡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내일도 있으니 빈 그물을 손질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오셔서 그의 배에 올라 사람들을 가르치셨습니다. 말씀을 마치신 예수님은 시몬에게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내려서 고기를 잡으라고 하셨지요. 우리가 아는대로 시몬은 어부입니다. 호수 어디쯤 고기가 있는지 손바닥 들여다보듯 환하지요. 하지만 시몬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랐습니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그물이 찢어질 만큼 많은 고기가 잡혔습니다. 물고기를 실은 두 배가 가라앉으려고 할 정도였지요.
“주님, 나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나는 죄인입니다.” 깜짝 놀란 시몬이 무릎을 꿇고 고백한 말입니다. 그는 자기 앞에 계신 분을 “주님”이라 부릅니다. 그는 지금 주님을 본 것입니다. 그의 곁에 주님이 오신 것입니다. 그런데 주님을 보는 순간, 그는 또 다른 걸 보았습니다.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그는 주님을 보면서 동시에 ‘죄인’인 자기 자신을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주님을 만나는 것은 또한 나 자신을 만나는 것입니다. 예언자 이사야도 거룩하고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 입술이 부정한 자신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예레미야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한낱 어린아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모세도 하나님께서 부르셨을 때, 자신은 말이 어눌한 사람이라며 사양했지요. 사도 바울도 주님 앞에서 자신은 비참한 인간이며 죄인의 괴수라고 탄식했습니다. 그리스도인을 박해하는 바리새파 사람 사울이었을 때, 그는 스스로를 넘치는 의인으로 자부했다지요?
시몬은 예수님 앞에서 자신이 죄인임을 고백하며 ‘나에게서 떠나달라’ 부르짖었습니다. 나는 주님 앞에서 죽을 수 밖에 없는 죄인이라며 눈물로 참회했습니다. 아, 시몬은 주님을 만나뵙고도 심장이 멈추지 않았군요. 그런데 주님께서는 흔들리는 죄인을 부르셔서 베드로라고, 든든한 반석이라고 불러주시고 믿어주시네요. 우리가 기다리는 주님이 오신다면, 우리는 어떻게 될까요? 아니, 이미 곁에 계신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