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를 중심으로한 소아시아에서의 3차 전도여행을 마치고 바울사도는 오순절기내에 예루살렘에 이르려고 지체하지 않고 이동합니다. 사도행전 본문에는 그동안의 바울사도의 이동경로를 자세히 말씀합니다. 에베소에서 마게도냐로 그리고 아가야로, 그리고 다시 마게도냐로...그 이후의 경로는 드로아 ⇒ 앗소 ⇒ 미둘레네 ⇒ 기오 ⇒ 사모 ⇒ 밀레도....입니다. 20장 13절부터 16절까지의 본문은 여정 자체를 자세히 보고하고 있습니다. 오순절 안에 예루살렘에 이르려고 지체하지 않는 모습이지만 여정 그 자체만을 집중해서 말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과 하나님 나라에서는 바울의 여정 자체만으로도 큰 가치가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 아닐까요. 각각의 여정에서 무슨 일을 했고, 그 일로 인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보다 여정 자체를 담백하게 그리고 있어서 여정이 중요함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는 믿음과 삶의 결과물을 더욱 중요하게 여깁니다. 과정은 어떻든 결과만 좋다면 모든 것은 다 괜찮아지는 것이 우리 시대의 사고입니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어쩌면 결과보다 그 결과에 이르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판단합니다. 이것이 사도해전에 바욼도의 여정자체를 비중있게 우리에게 소개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무척이나 고생하고 수고했지만 그 결과가 너무 초라해서 기운이 빠지고 의기소침해지고 사역에 실패한 것만 같은 이들이 참 많습니다. 꼭 주신 것을 삼십배로 육십배로 백배로 불리지 못하더라도, 때로는 주신 것을 처음보다 많이 까먹을지라도, 맡겨주신 것에 최선을 다하고 수고했다면 여러분의 하나님은 그 수고많으로 여러분을 잘했다 칭찬하실 분입니다. 우리는 결과에 관계 없이 오늘 믿음의 여정 자체에 집중해야 겠습니다. 힘이 듦에도, 곳곳에 장애가 있고 시련이 있더라도, 예상한 결과를 얻지 못할 것만 가더라도 오늘 가야할 몫을 함께 걸어갑시다. 가고 또 가다보면 마침내 예비하신 그곳에 우리는 닿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