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은 시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평가전 경기가 상암 월드컵 구장에서 있었습니다. 이버 평가전에서 팬들의 관심이 많이 가는 선수가 있었습니다. 유소년 시절부터 팬들이 매우 잘 알고 지난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대회 MVP를 받은 선수였습니다. 이 선수가 1년 6개월만에 다시금 월드컵 대표로 소집이 되었습니다. 소속팀이 있는 스페인리그에서 현재 매우 빼어난 활약과 성적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대표팀에 와서 어떤 경기력을 선보일지 많은 이들이 기대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이번 2번의 평가전에서 그 선수는 한번도,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습니다. 대표팀에 소집되어 스페인 그 먼곳에서부터 고국으로 돌아왔지만 한번도 운동장을 밟지 못하고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가게 생겼습니다. 당장 팬들과 전문가들이 여러말들이 많습니다. 한번 경기에 내보내지도 않을 것을 지금 한창 잘하고 있는 선수를 그 먼곳에서부터 불러들일 이유가 있었나....그 선수를 직접 보지 못한 팬들의 진한 아쉬움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가장 아쉽고 속상한 사람은 선수 본인일 것입니다. 모든 축구선수들의 꿈은 국가대표가 되어 월드컵을 뛰어보는 것이니까요. 감독에게 매우 화가 나고 감정이 상할 일이 될 것입니다. 감독이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선수로 선발됐는데 한 경기도, 단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선발은 됐으나 뛰지 못한 선수.....
아브라함에게는 집안의 모든 일을 믿고 맡길만한 다메섹 출신의 엘리에셀이라는 늙은 종이 있었습니다. 이삭의 결혼에 관한 일체의 일을 아브라함은 그에게 맡깁니다. 그를 오랜시간 신뢰하고 가족과 같이 보기 때문입니다. 엘리에셀은 아들이 없던 아브라함의 상속자로 여겨졌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가 상속자가 되지 않았더라도 아브라함의 종으로서 그는 최고의 예우를 받습니다. 그 아들 이삭을 위해 신부감을 데려오는 가장 중요한 일을 맡은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일 역시 엘리에셀은 성실히, 확실하게 주인을 위해 해내고 맙니다.
부름을 받았으나 선수로써 뛰지 못하는 것은 매우 가혹하고 속상한 일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하나님의 사람으로 부름을 받았다면 하나님의 사람 다운 일들을 감당하며 살아가야지 마치 아무 일도 맡지 않은 것처럼 있다가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와 같은 아픔과 수모를 겪게 됩니다. 선수가 선발된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직접 경기에 뛰는 것이 목적인 것처럼 우리 믿는 자들의 목적도 단순한 부름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성도가 되었으니, 교회에 출석하니 이만하면 됐다고 여기면 안됩니다. 아브라함의 종 엘리에셀 같이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주인을 위해 최선의 힘을 다하여 맡겨진 일에 충성하고 신실해야만 합니다. 그럴 때 그가 정녕 복 있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주님이 우리들을 선발하셨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십니까? 허락하십니까? 그렇다면 최상의 퍼포먼스를 발휘하도록 충성하고 헌신하기로 마음을 먹어봅시다. 선수에게 경기장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최고의 무대이듯 신자에겐 하나님이 부르신 교회가, 세상이 무대입니다. 스스로 후보가 되지 맙시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가 생명력이 없듯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신자의 삶은 영예롭지 못합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믿음의 운동장에서 부르심의 상을 받기 위해 힘을 다해 달음질을 할 때 마침내 우리들을 위한 의의 면류관을 얻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