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입이 돌아간다는 절기가 지난지 한참이지만 한창 더울 때보다 지금이 모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날씨이지만 그래서 모기가 더 실내로 들어오는지는 모르겠으나 요근래 밤마다 모기 때문에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참을 자고 있는데 모기의 비행 소리가 귓전에서 왱왱 들리고 물린 곳이 금새 가려워 잠을 설치고 깨면 새벽 1시 혹은 2시 반입니다. 깊은 새벽시간 이 모기를 그냥 두고 잘 수 없어 침실의 불을 켜고 아내와 함께 살충제를 들고 모기잡기를 가을 밤마다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이면 도통 기운이 없는 것이 어제 밤 잠을 제대로 못잔 후유증을 오전 내내 앓게 됩니다. 이런 날이 반복되면서 하나님이 모기는 왜 만드셨을까?를 생각합니다. 밤마다 모기에게 시달리는 인간의 입장에서는, 게다가 모기로 인해 많은 생명이 해를 입기도 하는 상황에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의 존재이유는 무얼까? 모기에게도 사명이 있을까......
여호와여 주께서 하신 일이 어찌 그리 많은지요 주께서 지혜로 그들을 다 지으셨으니 주께서 지으신 것들이 땅에 가득하니이다 거기에는 크고 넓은 바다가 있고 그 속에는 생물 곧 크고 작은 동물들이 무수하니이다....시편 104; 24`25 -
모기도 분명 하나님께서 그분의 지혜로 지으셨음을 성경은 말씀합니다. 그러니까 모기도 크고 작은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지으신 모든 세상의 만물들과 같이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고, 저는 그 이유를 분명히 모르지만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고유의 사명을 이루기위해 이토록 쌀쌀한 가을밤에도 분주히 제 피를 빨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을 귀찮케하고 잠못 이루도록 피를 빨아대는게 무슨 사명일까? 싶다가도 분명 우리는 여전히 다 알 수 없는 신비한 하나님의 지혜가 거기에 있을 것으로 생각되니 모기의 처지도 이해가 아주 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밤마다 아빠로써 남편으로써 제 사명은 아내와 아이들이 모기에 시달리지 않고 편히 잠들도록 하는 것이기에 약을 뿌리고 모기장을 치며 가을 밤 아직 남은 모기와의 신경전을 벌입니다.
모기도 하나님의 지혜를 따라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는 것에서 매일매일 모기보다 훨씬 크고 주요한 하나님의 형상인 저는 과연 온전히 사명에 충성하는 한날을 보내고 있는지를 뒤돌아봅니다. 하루밤 흡혈행위를 위해 밤마다 목숨을 걸고 비행에 나서는 모기에 부끄럽지 않도록 주의 지혜를 구하며 주께서 주실 믿음을 따라 낮이나 밤이나 수고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