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에 걸친 장로님 장례를 교회와 함께 잘 치르게 됨을 감사합니다. 장로님은 지난 가을부터 폐암 판정을 받고 치료중에 계셨는데 교회에는 말씀하시지 않아 우리 중 누구도 장로님이 아프셨던 사실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장로님께서 소천하셨다는 소식을 전했을 때 우선은 저부터도 너무 놀랍고 당황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태어난 모든 것들은 죽을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 너무 자명한 순리이지만 그때를 알 수 없기에 누구도 자신의 죽음을, 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죽음의 순간을 준비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 세상 모든 죽음은 급작스럽게 찾아오고 준비할 수 없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장례를 치르면서 감사한 것은 주 안에서 안식에 들어가신 장로님을 포함하여 우리 모두가 주님의 한 몸된 교회라는 사실을 확인한 것입니다. 장례예식에 많은 교우들이 함께 참석해 주셨습니다. 장로님 인생의 마지막 순간도 40여년을 우리와 한 교회로 믿고 예배하며 살아오셨던것처럼, 교회로 함께 절차에 따라 예배하고 애통하며 장래와 부활에 대한 소망을 품게 하였습니다. 살아서도 교회로 모이고 죽어서도 교회로 모이고 믿는 성도로 한 믿음의 고백, 부활의 영광을 고대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입관의 절차를 따라 교우들이 장로님 육신의 마지막 얼굴을 대하는 순간은 가슴 아프고 애통하면서도 이제 주 안에서 썩지 않을 신령한 몸으로 다시 일어나서 기쁜 낯을 서로가 대할 것을 기대하였습니다. 우리는 살아서도 교회, 죽어서도 교회임을 이 영광스러운 장례를 통해 확인하였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장로님의 건강상황을 저희가 잘 알지 못했었던 것입니다. 만일 좀 더 건강에 대한 형편을 잘 알았다면 장로님의 마지막을 더 잘 준비할 수 있었을까요?.....왜 말씀하시지 않았냐고 아내되시는 권사님께 물으니 괜히 교회가 이것저것 신경쓰고 이런저런 말듣는 것이 신경쓰이셔서 말씀하시지 않았다고 합니다, 곧 나아자실 것을 믿기도 하셨구요...
많은 교우분들이 장로님의 장례를 치르면서 자신의 죽음을 생각하시는 것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40년을 언제나 같이 있던 분, 불과 얼마전까지도 주일예배 대표기도하시고 새벽에 나와 함께 기도하시던 그 모습을 잘 아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어떻게 내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해야 할까요? 부활장의 마지막 부분인 고린도전서 15장 58절 말씀대로 살아가면 됩니다.
“그러므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는 자들이 되라 이는 너희 수고가 주 안에서 헛되지 않은 줄 알리라.”
부활의 믿음과 소망이 견실하며 흔들리지 말고 항상 주의 일에 더욱 힘쓰며 인생의 날들동안 수고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날들을 살아가며 주님과의 만남을 가장 잘 준비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