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새로 이사한 사택은 길가에 인접해 있습니다. 요즘 같은 더운 밤 창문을 열어놓고 있으면 바깥에서 온갖 소리가 다 들려옵니다. 특히 늦은 밤 시간이나 새벽시간에는 건너편 가정집의 설거지 정도까지 들릴 정도입니다. 길가 옆이라 아이들이 지나다니며 자기들끼리 재잘거리는 소리가 조금만 신경을 쓰면 무슨 내용인지도 다 알만큼 선명하게 들립니다.
아마도 새로 이사한 집이 길가 바로 옆이고, 아파트 층수가 비교적 저층인 4층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합니다. 가만히만 있어도 들리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창문을 닫으면 됩니다, 그런데 그러면 요즘같인 더운 계절엔 견딜수가 없어서 창문을 열어놓고 지내고 잠을 청해야 합니다.
새벽기도회에 나오려고 일어나는 새벽시간까지 바깥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소리를 들을 때도 있습니다. 그때는 진짜 무슨 소리인지 또렷하게 들립니다. 새벽시간이고 고요한 시간이기 때문에 조금만 소리를 내어 공기가 움직여도 그대로 마치 옆에서 이야기하는것처럼 들립니다. 사람들 소리도, 자동차 소리도, 새소리도, 조금만 더 귀 기울이면 교회에서 새벽기도회때 틀어놓는 기도음악소리까지(?)들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고요합니다.
소리가 이토록 잘 들린다는 것은 그만큼 사방이 고요하다는 증거입니다. 시편 62편은 “나의 영혼이 잠잠히 하나님만 바람이여....”라고 찬양합니다.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볼 때 나의 구원이 그에게서 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잠잠히 하나님만 바라볼 때 나의 소망이 그분의 하늘보좌로부터 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나의 영혼이, 나의 마음이, 그리고 나를 둘러싼 온 세상이 잠잠하고 고요하면 하나님의 구원도 하나님의 소망도 하나님의 음성도 들을 수 있습니다. 잠잠하고 고요한 시간이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합니다. 새벽시간이 필요한 이유도 그때에 비로소 하나님의 음성을 잠잠하게 고요하게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소리에 방해받지 않고, 내 목소리를 크게 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만 자연스레 내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그때에 시시로 하나님만을 의지할 수 있습니다. 잠시 쉼을 내어 잠잠하게 고요하게 하나님만 바라보세요, 나를 향한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말씀에 귀 기울여보세요. 나의 구원과 나의 소망이 오직 그분으로부터 나오는 것을 바라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