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의 주인공 부부 중 남편은 농장을 개척하며 부업으로 ‘병아리 감별’의 일을 합니다. 어느날 아들 데이빗과 함께 병아리 감별하는 공장에서 일 할 때입니다. 잠깐 나와 휴식 시간을 갖는데 아들 데이빗이 공장 굴뚝으로 올라가는 검은 연기를 보고 아빠에게 묻습니다.
“아빠 저 검은 연기는 뭐에요?”
“쓸모없는 것들을 폐기하는 거야”
“왓 이즈 폐기?(=폐기가 뭐에요)”
“수컷 병아리는 알도 못낳고 질겨서 맛이 없어, 그래서 쓸모없어 폐기되는 거야”
“쓸모있는 사람이 되해 데이빗.....”
수컷 병아리처럼 알도 못 낳고 고기도 질겨 맛이 없어 알에서 부화되자마자 소각되는 것은 쓸모없는 것들입니다. 모든 쓸모없는 것들은 그렇게 세상에서 버려지고 소각되고 폐기되어 왔습니다. 쓸모있는 존재가 되기 위한 강박이 영화의 주인공 가족에게 드리워진 것 같아서, 특히 어린 아이에게까지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마음이 매우 아프고 불편했습니다.
쓸모 있고 없고는 과연 누가 정하는 것일까요? 쓸모있는 것들만 필요하고 쓸모없는 것들은 함부로 버리고 소각하고 폐기해도 괜찮은 걸까요? 세상의 모든 만물을 지으실 때 하나님은 쓸모의 유무에 따라 등급을 나누지 않으셨습니다. 모든 것이 보기 좋았다 하셨습니다.
단지 인간만이 모든 것을, 심지어 같은 사람조차 쓸모 있는 사람, 쓸모 없는 사람으로 나누고 스스로 쓸모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해, 쓸모 없어 폐기되는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 악을 쓰며 사는 것이지요.
쓸모의 유무, 능력의 유무, 소유의 유무가 아닌 하나님의 시선으로 하나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세요, 이웃과 형제를 바라보세요 쓸모 없는 존재가 있는 것이 아닌 다만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서로에게 존중받아야할 하나님의 형상만이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