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가까올수록 날이 일찍 밝아옵니다. 근래에는 새벽 5시정도 되면 동녁 하늘이 환하게 비춰지며 해가 떠오르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강동에 사는 것이, 그리고 매일 새벽기도하는 것이 누구보다 하루를 일찍 맞이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는 것 같아 감사합니다.
창문사이로 쏟아지는 노오란 햇살을 보며 오늘은 하루 종일 날씨가 화창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교회 예배당의 창문은 동쪽으로 나 있어서 아침 일찍 햇살이 가득 들어오게 되어 있는데 오늘 새벽기도를 하면서 맞이한 아침 햇살은 노란 것이 영롱하게 예배하는 자리, 기도하는 이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짧은 순간이지만 그 영롱한 아침햇살이 너무 아름답고 귀했습니다, 햇살에 비춰진 기도하는 모습, 예배드리는 공간이 너무나 근사하고 찬란했습니다. 오늘 아침은 이 햇살을 만난 것만으로도 이미 응답 받은 듯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심과 아름다움을 노란 햇살을 보며 노래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아름다움을 제 마음으로도, 기도로도, 이렇게 글로도 다 담아낼 수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그것이 우리 눈의 한계이고, 우리 마음의 한계임에도 아쉽습니다. 할수만 있다면 우리 성도들 모두와 나누고 싶은 마음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영광을 바라보기엔 우리의 눈과 마음이 온전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늘 그분의 아름다움을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설령 본다고 해도 잠깐의 제한된 시간일 뿐입니다. 그럼에도 그 순간의 아름다움과 은혜를 보고 싶습니다. 그래야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애굽기 26장은 하나님이 거하실 성막을 하나님이 보여주신대로 세울 것을 말씀합니다. 한마디로 26장은 성막에 대한 설계도면입니다. 그런데 이 성막의 커다란 특징은 성막의 맨 바깥부분은 해달의 가죽으로 만든 장막이라는 것입니다(출26:14). 해달의 가죽(=게달의 가죽?)은 거무튀튀한 색깔을 띠고 있습니다. 당시 보통의 유목민의 장막을 만들 때 사용하던 재질입니다. 그냥 바깥에서 보면 흠모할만한 아름다운 것이 하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장막 안쪽에는 여러겹의 더 귀하고 존귀한 재질들로 장막을 이루고 있고 그 성막 안에는 하나님의 임재와 백성들의 만남을 상징하는 순금 등대와 진설병 상과 같은 고귀하고 아름다운 것으로 충만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듯하지만 속 깊은 곳은 하나님의 영광으로 충만합니다. 겉모습만을 바라보는 눈을 가지고는 도무지 그 안쪽의 찬란한 영광과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없게 생겼습니다.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영광을 보기 위해서는 겉이 아닌 깊은 속을 볼 수 있는 믿음의 눈이 필요합니다. 믿음의 눈만이 깊은 곳에 감추인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은혜를 보게 합니다. 겉모습이 아닌 깊은 곳, 내면을 주시하는 믿음의 눈을 가진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우리 각자는 게달의 장막같이 검으나 솔로몬의 휘장과 같은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의 영광과 아름다움을 품고 있는 성령의 전이고 하나님의 거룩한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운데 숨겨져 있는 하나님의 아름다움을 잊지 마세요. 그리고 우리는 예수님으로 말미마아 검으나 아름다운 사람들임을 잊지 마시고 오늘도 하나님의 영광을 담지하며 아름다운 한 날을 살아갑시다. 저 하늘과 저 푸르른 산이 하나님의 아름다움과 위엄을 간직하고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예루살렘의 딸들아 내가 비록 검으나 아름다우니
게달의 장막 같을지라도 솔로몬의 휘장과도 같구나.” - 아 1: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