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안 광야에서 장인의 양떼를 돌보는 목자로서의 일상을 살아가던 모세는 어느 날 한 산에 이르게 됩니다(=여호와의 산, 호렙 / 1절). 그곳에서 모세는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는데 떨기나무 사이에 불이 붙었는데 나무가 불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놀랄만한 광경을 자세히 보기 위해 모세가 가까이 가자 하나님이 말씀하십니다. “이리로 가까이 오지 말라 네가 선 곳은 거룩한 땅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5절)
모세가 떨기나무 사이에 나타난 하나님의 임재를 만난 곳은 ‘호렙’이라고 불리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호렙이라는 지명은 모세가 하나님을 만난 이후 그렇게 불려진 곳이지 원래는 그냥 미디안 광야에 있는 어느 평범한 바위산이었을 것으로 이해됩니다. 이 호렙산이 나중에는 하나님께서 출애굽한 백성들을 만나시고 그들에게 율법을 수여하신 시내산입니다. 호렙산은 거룩한 곳, 거룩한 땅입니다. 그런데 원래가 거룩한 곳이 아닙니다. ‘호렙’이라는 뜻은 ‘폐허’, ‘아무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미디안 광야의 일반적인 산악지대의 풍경과 잘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그런데 왜 ‘폐허’라는 뜻을 가진 호렙이 하나님의 산, 거룩한 땅이 되는 것일까요?
그것은 비록 그 산이 폐허와 같은 모습으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이지만 그곳, 그 시각, 그 자리에 하나님이 임재 하시기 때문에 하나님의 산, 거룩한 땅이 되는 것입니다. 호렙은 두 가지 상징적인 의미를 이야기합니다. 첫째는 모세와 관련되어서입니다. 모세가 이 산을 호렙이라고 부른 이유는 아마도 당시 자신의 상황과 매우 잘 어울릴만한 이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애굽에서 도망쳐와 모세는 미디안 광야에서 40년의 잊혀진 삶, 아무것도 아닌 삶을 살아갑니다. 그래서 사실 모세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호렙과 같은 것입니다. 하나님이 모세를 부르셔서 애굽에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시겠다고 말씀하실 때 모세는 다섯 번이나 거절하면서 “나는 입이 둔한 자입니다, 보낼 만한 자를 보내소서”합니다. 현재의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가 호렙, 아무것도 없고, 폐허와 같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그 자리에 계시기 때문에 하나님이 부르시기에 모세는 부르심의 사명을 감당하는 하나님의 선지자, 아론과 바로와 그 백성들 앞에서 마치 하나님과 같이 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아무것도 없고, 폐허인 ‘호렙’도 여호와 하나님이 임재하시면 하나님의 산, 거룩한 땅으로 변화된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그 자체로 거룩한 장소, 거룩한 땅은 없습니다. 비록 아무것도 없는 광야의 바위산 이라 하더라도, 사람도 짐승도 기거할 수 없는 곳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이 임재하시면 거룩한 장소가 되고,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가장 성스러운 곳이 되는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장소인가가 중요하지 않고, 하나님이 지금 거기 계시는가? 한님과 함께 하는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여러분의 삶은 어떻습니까? 거룩하다고 하기에는 좀 거리가 있습니까? 사실은 ‘호렙’이라고 불리기가 더 알맞은 그런 상황이라도 하나님이 그곳에 나타나시고 말씀하신다면 내 현재 형편이 비록 폐허이고, 아무것도 없는 호렙이더라도 하나님의 거룩한 땅으로, 하나님의 생명의 역사가 나타나는 곳이 됨을 기억하세요. 하나님이 임재하시면 호렙도 하나님의 산, 거룩한 땅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호렙과 같이 망가진 모세의 삶도 새로운 소명으로 새로워지는 것처럼 우리들의 삶도 새롭게 권능 있는 모습으로 그려질 수 있습니다. 그럼으로 여러분의 삶의 자리에 하나님께서 임재하시길 소망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