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주까지는 아직 푸른 늦여름의 빛이 감도는 풍경이었습니다. 올해는 단풍이 참 늦는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어느새 가을 단풍빛으로 울긋불긋해진 모습입닏, 단풍이 들고 그 단풍잎이 적지 않게 산비탉에 산길마다 곳곳을 채우고 있습니다. 올해는 단풍을 보지 못하고 곧바로 겨울이 올 것만 같았지만 나뭇잎들은 예년처럼 노랗고 붉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짧은 정말 찰나의 순간이겠지만 가장 아름다운 단풍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푸르던 나뭇잎들이 붉은색 노란색으로 물들고 그 물든 자리에서 잠깐 화려하게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 후에는 예외 없이 마치 걸치고 있던 여름옷들을 벗어던지듯 단풍잎들을 땅아래로, 나무가 서 있는 그 자리로 떨구고 있습니다. 간혹 이른 겨울까지 나뭇가지에서 떨어지지 않고 버티는 나뭇잎들을 보면 애처롭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버티고 있어봐야 아름답지도 덕스럽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단풍이 들고 낙엽이 되어 땅으로 떨어져야만 나무는 겨울을 지낼 준비를 하게 되는 것입니다. 나뭇잎이 떨어져야 떨어진 그 자리에서 겨울이 지나고 이듬해 봄이 오면 새로운 잎이 돋아나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김없이 가을이 오면 노랗고 빨갛게 물든 나뭇잎들이 그 사명을 다하기 위해 낙엽으로 스러지는 것입니다.
단풍 그리고 낙엽을 보며 좀 늦게 오긴 했어도 올 것은 반드시 온다는 새삼 당연한 이치를 발견합니다. 11월 첫날부터 위드 코로나,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되었습니다. 2년간 멈춰 섰던 일상을 단계적으로 회복하는 것이 이제 이 시대 우리의 과제가 되었습니다. 여전히 안전에 대한 걱정이 있고, 2년간 멈춰 있던 것에 적응이 된 상태라 다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인 낯설지만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합니다. 멈췄던 예배, 온라인으로 집에서 드린 예배에 익숙해 있던 자리에서 이제는 다시금 교회로, 대면예배의 자리로 돌아와야할 때입니다. 조금씩 용기를 내고, 일상으로의 회복에 함께 드리는 예배로 돌아오는데 믿음을 조금 사용했으면 좋겠습니다.
돌아오는 일은 미룰 수 없습니다. 그것이 특히 우리 삶에 가장 핵심적인 믿음과 관련된 예배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람마다 이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된 것을 하나님이 주시는 신호로 삼았으면 합니다. 이제는 함께 교회로 모여 예배해야 할 때라는 것을요.... 일상을 살아갈 용기를 내야하는 것처럼 예배로 돌아올 믿음의 용기 역시 함께 가져보기를 원합니다. 귀한 손님을 맞기 위해 분주히 집앞과 앞마당을 쓸고 닦는 마음으로 교우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올 것을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겠습니다.